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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회복지사다] 신애원 김요셉 원장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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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댓글 6건 조회 4,360회 작성일 20-08-1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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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광주사회복지사" 

-떳떳하고 당당한 김요셉 사회복지사를 만나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아동복지시설 신애원장 김요셉입니다.

인터뷰 제안을 받고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제가 여러분들께 소개될만한 사람으로 살아왔는지 스스로 자문하는 것이었습니다 

대단하지는 않더라도 평범한 사회복지사의 일상과 생각을 공유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여러분들께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외모가  이국적이다 보니 사람들은 그런 저의 이미지를 많이 기억하시는 것 같습니다. 오래전 일이지만 어떤 자원봉사자 분께서 저의 손을 꼬옥 잡으시면서 '먼 남의 나라까지 와서 고생하네잉' 하셨던 적도 있었으니까요. 저는 토종 한국 사람임을 여기서 다시 한 번 밝힙니다.

 

    

? 어떻게? 사회복지사가 되려하였나요?

저는 태생이 사회복지시설입니다. 부모님께서는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아동복지시설을 운영하셨습니다. 설립 당시는 정부의 지원조차 없었고, 점차 보조금이 지원 될 때도 직원 월급도 주기 힘들만큼 아주 열악했었지요. 그래서 어린 마음에는 '왜 우리 가족은 남들처럼 오붓하게 지내지 못하고 이 많은 식구가 함께 불편을 겪으며 살아야하나'라는 원망을 부모님께 하기도 했었죠.

어렸을 적에 어머니가 새 옷을 사주셔서 즐거운 기분으로 학교에 간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만난 우리 시설의 친구들도 모두 같은 옷을 입은 것을 발견한 순간하루 종일 피해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아직 철이 없었던거죠그래도 당시엔 새옷을 입기 보다는 형제들끼리, 또는 이웃에게 헌옷을 물려 받아 입던 사회적 상황이었기에, 비슷하지만 새옷을 입는 것은 아주 귀한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질 좋은 옷을 입히려고 서울 동대문까지 올라가서 가성비 좋은 옷을 사서 입혀주신 부모님의 마음을,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배우고 성장했기에 사회복지사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회복지를 하며 기억에 남는 추억이나 나의 사회복지 현장이야기를 들려 주신다면?

사회복지 현장에서 근무한지도 20년이 넘었지만, 돌아보면 한순간처럼 지나버린 시간이기도 합니다. 아동복지시설에 첫 발을 내딛을 당시엔 사무실에 컴퓨터가 한대뿐이었습니다지금은 사회복지정보시스템이 있지만, 당시 서류는 대부분 수기로 작성하던 시절이었죠. 그때 개인적으로 사용하던 컴퓨터를 들여와서, 시설 운영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을 밤새워 구축하며 전산화하였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아이들이 조금 더 가정과 같은 환경에서 생활하도록 주거공간을 아파트형 구조로 건축하였고 그런 환경을 제공받은 아이들의 삶의 변화는 단순한 공간이 바뀌는 그 이상이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또한, 시설의 아동뿐만이 아닌 지역사회 위기가정에 대한 사례관리사업이었던 '우리아이희망센터'를 중앙공동모금회로부터 6년간 67천만원을 지원받고, 뜻을 함께하신 분들로부터 9억여만원의 후원을 통해 지역의 아이들과 가정에 도움을 주었던 것도 참 의미있는 사업이었습니다. 당시 아이들과 함께 죽음까지 생각했던 한부모 엄마는 희망센터를 만나면서 '삶의 희망'을 찾고, 사회복지를 대학에서 공부하게 된 사례가 가장 기억에 뜻깊게 남습니다 

피학대 아동의 입소 비율이 증가하면서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던 중, 학원을 운영하던 후원자의 기탁으로 '모래놀이치료실'을 세팅하며 가슴벅차했었죠. 그렇게 하나의 치료실로 시작했던 상담센터는 현재 감각통합실과 언어치료실 등 10개의 치료실을 갖추고 심리학 석사이상의 전문상담원들이 아이들과 양육자를 돕는 전문기관으로 성장하였습니다 

광주아동복지협회장을 맡으면서 시설의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무대위에서 마음껏 표현하고 표출하며, 지역사회의 모든 어른들이 편견없는 시각으로 아이들을 바라볼 수 있도록 '빛고을문화예술축제'를 매년 개최하였습니다. 시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국제적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추진하였던 싱가포르와 국제교류사업, 아동양육시설 직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워크숍 신설과 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한 법정 인력 배치에 노력했던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대부분 법적 기준이 충족되어 인력충원이 이루어졌지만, 2021년에 적용될 주 52시간제 근무는 또 다른 해결 과제가 되었네요 

삼성전자가 후원하고 중앙공동모금회가 지원하는 보호종료 청소년 자립을 위한 '광주아동자립전담기관'을 설치하기 위하여 45억을 지원받아 현재 부지매입과 설계가 마쳐진 상황입니다. 내년 준공을 예정하고 있고, 광주의 보호종료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이 되었던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사회복지의 삶을 비춰보면 무엇보다 가장 흐뭇한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아이들이 성장하고 자립하여 떳떳하고 당당한 사회인으로서 잘 지내는 것이에요. 어린 시절 생채기를 이겨내고 평범하지만 성실히 살아가는 모습이 대견하고 마음 든든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잠시 돌아보니 내가 잘했던 것 보다는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 함께 고민해주시며 마음을 모아 주신 분들의 힘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어집니다.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사회복지 실천을 하며 혹여나 멘토가 계시는지?

6.25 전쟁 후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 쉽지 않을 당시에아이들을 끌어 안으셨던 분들이 계셨기에 우리나라 사회복지가 태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 세대의 설립자들은 거의 떠나셨지만, 그분들의 정신만큼은 후배들에게 계승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얼마전 하늘의 부름을 받으신 고 김오현 대표이사님과 조영희 원장님이 그 세대에 해당합니다. 내 삶의 근본이자 토양이 되어주신 분들이기에, 당연하게 저의 부모님인 동시에 저의 멘토이기도 합니다. 일상속에서 작은 실천들을 통해 보여주셨던 모습들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됩니다강직하셨던 아버지와 누구든 그 품에 안으셨던 어머니. 내가 사회복지사로서 갖춰야할 이성적인 철학 뿐 아니라, 평생토록 가슴에 간직하여야 할 정신을 남겨주셨습니다.

'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 사회복지 후배들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요즘 '욜로', '웰빙'이라는 단어가 보편적 삶의 가치로 인정되고 있죠. 사회복지사들도 직장 생활에 최선을 다하면서, 개인적인 삶도 균형있게 잘 즐기는 것 같아 건강해 보입니다.

그런데 때로는 실천현장에서 우선적 가치가 바뀌는 경우도 있지요. 돌봄이 필요한 클라이언트의 불편한 상황을 귀찮은 일로 여기거나, 실천 현장에서 모든 결정의 중심이 사회복지사 자신에게 맞춰지는 경우들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사회복지가 여전히 지켜져야 될 본질적 속성은 이타성이라고 생각해요. 그 가치가 잘 유지되어야만 윤리적 실천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사회복지사로의 직업을 단순한 직장으로만 여기거나, 삶의 수단으로 여기는 경우 그 가치는 사라지게 됩니다.

우리의 실천이 어느 누군가에겐 삶의 무게를 견디게 하고 역경을 이겨낼 수 있게 만드는 '용기'가 되어지기도 합니다. 실천현장에서 이러한 이타적 경험을 하는 것은 사회복지사만이 누릴 수 있는 일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복지 현장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응과 포스트 코로나19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한순간에 찾아온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지요.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같은 일상의 소소한 부분입니다. 저희 아동복지협회 차원에서는 시설에 필요한 마스크, 소독제 등을 긴급지원하였지만, 아이들의 잃어버린 일상의 자유는 어떻게 도와줄 수 없는 것 같아요. 아이들의 답답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하여 원내에서 이벤트를 개최하거나, 외부 캠프를 대신해서 물축제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아이들과 함께 코로나를 극복해나갈 계획입니다.

 

꼭 해보고 싶은 일이나 향후 계획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려요.

사회복지 실천의 오랜 역사에 비해서 현장의 기술과 노하우는 집적되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후배 사회복지사는 선배들에게 물어가면서 배우거나, 잘 모르는 것은 개인적인 판단에 따라서 실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책에도 나와 있지 않은 현장의 기술들은 암묵적인 형태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실천가가 사라지면 그 노하우도 함께 사라지는 것이죠.

현장의 실천사례들과 기술들을 암묵적인  것으로 계승하기 보다는 도서와 매뉴얼로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클라이언트의 상황에 맞는 실천기법과, 클라이언트의 강점과 권리가 잘 살아날 수 있는 실천기술들이 정리되었으면 합니다.

 

또 하나는 아동양육시설에서 보호하는 아동 중에서, 품행이나 정서적 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현재 저희 상담센터에서 제공하고 있는 개인 심리치료 서비스와 더불어 아동의 사회적 적응과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거에요. 트라우마를 경험한 아동의 삶과 관련된 부분이어서 그 마음을 회복한다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연구하며 도전해 볼만한 과제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나 회원들에게 전하고픈 메세지가 있다면?

이야기가 지나치게 진지했는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이 글을 끝까지 졸지 않고 읽은 후 댓글을 남겨주신 세분에게는 커피 쿠폰을 선물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광주사회복지사Interview

사회복지사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살아온 인생과 삶, 사회복지 및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정보와 활동들을 되짚고 그것을 널리 알려 배움과 학습, 정보 공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연재하는 회원서비스입니다.

 


 

댓글목록

오그린님의 댓글

오그린 작성일

" 책에도 나와 있지 않은 현장의 기술들은 암묵적인 형태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실천가가 사라지면 그 노하우도 함께 사라지는 것이죠 " 라는 말씀에 많은 공감이 됩니다.
  현장의 실천사례들을 도서와 매뉴얼로 정리하신다면 많은 사회복지사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하시면 함께 할께요~^^
  회장님 파이팅입니다~~

조윤하님의 댓글

조윤하 작성일

사회복지 업무는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라는 것을 많이 보고 배우고 있습니다~^^특히 사회복지 대한 마인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ㅎㅎ 우리가 어떤 마인드로 업무를 하느냐에 따라 서비스 대상자에게 돌아가는 서비스의 내용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항상 감사하고, 멋지시고, 함께 하겠습니다~ㅎㅎ

나수미님의 댓글

나수미 작성일

나는 사회복지의 우선적 가치, 본질적인 것을 놓치고 가는 경우는 없는가? 를 생각해 보는 글이였습니다. 항상 본질을 놓치지 않으면서 사회복지 전문가로서 능력을 키워가며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화이팅!!

정진주님의 댓글

정진주 작성일

사회복지에 대해서 배우고 있는 청년입니다. 이론과 현장업무는 다르다는 부분에 대해서 많은 공감이 됩니다. "책에도 나와 있지 않은 현장의 기술들은 암묵적인 형태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실천가가 사라지면 그 노하우도 함께 사라지는 것이죠."라는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중요한 기술과 능력들이 잘 전수되어 보다 더 많은 사회복지사들이 능력과 재능을 양껏 펼치기를 바래봅니다

임성규님의 댓글

임성규 작성일

사회복지 실천의 오랜 역사에 비해서 현장의 기술과 노하우는 집적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된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실천 기술을 체계화 하고 매뉴얼화 해서 클라이언트 모두가 일정한 질 이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평소에 생각해 왔었는데 회장님 글을 읽고 나니 너무 반갑습니다. 앞으로의 활동이 정말 기대됩니다. 뭐라도 도울 일이 있다면 함께 하겠습니다. 힘내세요. 화이팅!

남설아님의 댓글

남설아 작성일

아동복지시설에서 종사했던 경험이 있어 더 공감이 되었고 아이들 얼굴이 절로 떠올랐습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구요.
쉽진 않았지만 저도 원장님처럼 사회복지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보겠습니다.
더 나아가 클라이언트뿐 아니라 사회복지 종사자들도 더 나은 환경에서 근무하는 체계가 갖추어지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