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예방적 코호트 격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복지단체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경북·대구 예방적 방역 확산에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반대 성명
"위험구역 사회적 편견 생길수도"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지난 10일 “감염병 예방 선제조치는 필요하지만, 전국 확대는 신중을 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사회복지시설을 위험구역으로 지정하면 사회적 혐오 등 편견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협회 측은 또 “현실적으로 코호트 강제 지정보다 잠재적 감염원과의 접촉 차단이 더 중요하다”며 “종사자는 노동 시간 이외에도 동선을 최소화하는 등 자가격리를 실천하고, 시설에는 발열감지기를 설치하고 종사자용 마스크를 배부 등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코호트 격리는 전염병 전파 가능성이 있는 환자와 의료진 등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 격리하는 방역 조치로, 지자체들은 고령층이 많은 요양원이나 집단 감염 위험이 큰 사회복지시설 등에서의 시행을 추진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지난 9일부터 573개 도내 사회복지시설에 대해 예방적 코호트 격리를 했다. 오는 22일까지 ‘코로나19 대응 총력주간’으로 선포하며 1만여 명 이상의 종사자가 2주간 출퇴근하지 않고 시설에 머무는 긴급조치다. 경북도는 지역 사회복지시설마다 사정이 다양하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괄적으로 코호트 격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경기 수원시립노인전문요양원은 지난 7일부터 15일까지 9일간 예방방적 코호트 격리를 시행하기로 했다. 코로나19를 막기 위해서다. 요양원 입구에 '코호트 격리'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 수원시]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에 있는 수원시립노인전문요양원도 지난 7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총 9일간 자체 코호트 격리를 하고 있다. 요양원측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요양원에 계신 145명 어르신 모두 기저질환(지병)을 가지고 있어 예방적 차원에서 자체 격리를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수원의 57개의 요양시설 중 3곳이 추가로 코호트 격리를 신청했고, 경기도의 승인을 받으면 2주 내외의 자발적 코호트 격리에 돌입할 예정이다.
대구시도 지난 10일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예방적 차원의 코호트 격리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집단감염 가능성이 높은 시설에 대한 방역 조치가 경북 등 다른 시·도보다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한국사회복지학회장을 맡고 있는 정무성 숭실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저질환이 있는 요양원 어르신이나, 중증·발달 장애인이 집단생활하는 사회복지시설 특성상 예방적 코호트 격리조치는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확대에 앞서 정부와 지자체가 코호트 격리 조치로 사회복지인력이 받게 되는 피해를 면밀히 파악해 보상방안도 함께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kim.yoomi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예방적 코호트 격리에 반격···복지사협회 "혐오 편견 부른다"